Wine Spectator Top 100 Wines & 광고인 박웅현의 카피

2021.05.12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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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ne Spectator Top 100 Wines & 광고인 박웅현의 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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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Wine Spectator는 지난 12개월 동안 테이스팅한 와인 중에서 품질, 가격, 구매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100대 와인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1988년에 시작되어 매년 말 발표되는 이 리스트에 많은 사람들이 열광한다. 특히 이 100대 와인에 선정된 와인의 생산자, 유통업자들이 그들이다. 상위에 오를수록 더 좋겠지만 100대 와인에 선정된 것만으로도 대부분 큰 영광으로 생각한다. 마케팅에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광고인 박웅현이 삼성을 위해 지난 1994년에 만들어낸 카피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를 무색하게 만든다. 우선 Wine Spectator가 선정한 100대 와인의 리스트를 소개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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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의 10개 와인 이외에 모든 리스트는 아래의 링크 참조/


한 때 와인나라와 중앙일보가 공동으로 개최한 ‘와인 컨슈머 리포트’의 경우에는 달랐다. 이 품평회가 진행될 당시 이미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와인의 수입사는 ‘와인 컨슈머 리포트’를 달갑게 여기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한다. 왜냐하면 잘해야 본전이기 때문이다. 반면에 아직 인지도가 별로 없는 와인이 1등을 한 경우에 몇 컨테이너를 새로 수입할 정도로 마케팅에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물론 Wine Spectator가 발표하는 100대 와인과 ‘와인 컨슈머 리포트’의 경우를 직접적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Wine Spectator의 경우 모든 와인이 그 대상인 반면, ‘와인 컨슈머 리포트’의 경우 가격, 품종, 지역 등의 기준을 미리 정하고 이 기준에 의해 선정된 와인에 한해서 경쟁을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1등을 해야 한다는 인식은 이미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어왔고 와인에 있어서도 그 예외일 수가 없었기 때문에 ‘와인 컨슈머 리포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박웅현이 만든 광고 캠페인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는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불러 일으켰지만 아주 성공적인 카피였다. 성공이라는 평가는 많은 사람들이 삼성의 다짐에 박수를 보냈다는 의미에서였다. 그러나 많은 공격을 받기도 했다. 학생들, 직장인들, 서민들을 더 심한 경쟁으로 몰아넣고 1등이 아니면 무의미하다는 메시지를 일반화함으로써 ‘노력하는 과정이 주는 의미’를 너무 폄하한다는 인식을 주었기 때문이다. 박웅현은 그러나 그때 그 시점에서 적절한 광고였다고 설명한다. 1993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을 주장하면서 “우리는 진다는 것을 너무 모른다. 올림픽 100미터 달리기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엄연히 다르다. 그걸 인정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2류다.”에 바탕을 두고 있었고 당시의 경제적, 사회적 흐름에 어울렸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면 사회적인 병폐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우려에서 이 광고를 비판한 것에 대해서 문제는 광고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말로는 2등의 가치, 노력하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떠받드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못한 ‘사회적인 진실’이 문제라고 반박하였다. 사실 박웅현의 삼성을 위한 카피는 삼성이 세계 일류가 되겠다는 의지를 온 국민에게 보여주고 싶은 욕구를 충족하기도 했고, 1등만을 인정하는 사회적 병폐에 문제를 제기하는 부수적인 효과도 가져온 멋진 광고 카피였다고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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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건과 관련하여 박웅현이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서 광고의 내용에 대해서 말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광고는 잘 말해진 진실입니다. 진실이 아니면 그처럼 사회적인 호응을 크게 얻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문학적인 소양이 필요하고, 통찰력이 필요한 겁니다.” 영국의 천재 광고인으로 유명한 데이비드 오길비(David Ogilvy)도 <광고 불변의 법칙>에서 “좋은 광고는 진실을 말한다”라고 강조하고 있다. Cathay Pacific Hong Kong International Wine & Spirit Competition이라는 와인품평회는 “Asia’s Choice, Asia’s Voice”라는 멋진 카피를 사용한다. 다양한 아시아 국가들의 전문가들이 심사위원으로 참가하느냐의 문제와 사실은 연결되어 생각해야 한다. 국내에서 개최되는 모 와인품평회는 아직도 사실과 다르게 ‘국내 유일 국제 와인 경쟁 대회’라고 소개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 다양한 와인품평회가 론칭된 것은 우리의 와인시장이 성숙되어 가고 있는 증거가 아닌가 싶다. 1등만, 최고의 메달을 받은 와인에게만 열광하는 문화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싶다. 와인에 있어서 “2등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습니다”라고 말하기에는 시대적 흐름이 더 이상 뒷받침해주지 않고 와인이 너무나 다양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다양한 와인품평회는 와인문화의 저변 확대에 도움을 주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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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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