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앙 공장장 출신 소믈리에 ‘김준철’의 와인이야기 ‘스물두 번째’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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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앙 공장장 출신 소믈리에 김준철의 와인이야기

스물두 번째

 

이물질이 들었어이거 불량품 아냐?

 

와인 샵에서 고객들이 구입했던 와인을 들고 와서 "와인 살 때는 못 보았는데 자세히 보니 무슨 이물질이 가라앉아 있더라고요기 보이지?”하고 손가락으로 병 속을 가리키면서 씩씩거리면서 불평하는 말이다이런 일은 흔히 있는 일이라 아마 여러분들도 침전물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화이트 와인의 침전물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대부분 주석산염이다화이트 와인은 와인의 특성상 상큼한 맛이 있는데 이 상큼한 맛은 산에서 온다와인의 산에는 주석산사과산구연산 등의 산들이 있다그 중 주석산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와인에서는 중요한 산으로 추운 지방에서 재배된 포도 등에 많다주석산은 포도의 성분인 포타슘(K), 칼슘(Ca), 마그네슘(Mg) 등의 양이온 성분 중에서 특히 포타슘과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주석산염이라는 결정을 형성한다이 주석산염은 와인을 양조할 때에 발효와 저장 공정에서 결정화하여 탱크의 벽 등에 많이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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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산염은 부드러운 설탕같이 보이기도 하고 무슨 유리 조각 같이 반짝 반짝하기도 하며 오래 누여둔 와인 병의 바닥에 가라앉는다주석산염은 인체에는 아무런 해가 없으나 이물질 같아 보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구입하기를 꺼려한다따라서 주석산염이 들어있는 와인은 상품성이 떨어지므로 공장에서 이를 미리 제거한다제거하는데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와인을 영하 4도 정도로 냉각해서 1~2 주간 두면 주석산이 포타슘과 결합결정화하여 주석산염이 되고 이것을 녹기 전에 여과해서 제거한다그러나 주석산염을 미리 제거한 와인이라 하더라도 완벽하게 제거된 것이 아니므로 오랜 저장 기간 혹은 온도를 아주 낮게 보관하면 포타슘이 주석산과 또 결정화하여서 소량 침전하게 된다.

 

화이트 와인에는 이런 소량의 주석산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소비자들은 아무 염려하지 말고 그런 와인도 즐기기를 바란다주석산염이 보이는 와인은 포도의 성분 중에서 주요한 주석산이 많이 제거되지 않은 아주 건강한 와인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일부 소매점에서 이런 주석산염이 가라앉아 있는 와인은 소비자가 잘 사가지 않으니까 이런 와인을 빨리 처분하려고 특별히 싼 가격으로 세일을 하는 경우가 있다만약 이런 와인을 싸게 파는 것을 보거든 얼른 구입하기를 바란다다른 하자가 없다면 와인의 품질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으므로 싸게 와인을 마시는 행운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레드 와인의 경우 와인 병이 짙은 녹색 아니면 짙은 갈색이라 그 속에 레드 와인을 담으면 병 속의 와인은 새까맣게 보인다따라서 레드 와인은 속에 침전물이 들어있어도 외관상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그러나 레드 와인도 잘 보이지 않아서 그렇지 침전물이 있을 수 있다침전이 있는 와인은 잔에 따를 때에 처음 한두 번째 잔에는 문제가 없으나 병의 마지막 와인이 따라지는 잔에는 침전물이 상당히 들어갈 수 있다레드 와인을 마실 때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잔을 다 마실 때쯤 보니 와인 잔의 벽과 바닥에 검은 침전물이 남아 있는 것을 본 경험이 가끔은 있을 것이다레드 와인의 침전물은 대부분 주석산염과 색소 등이다레드 와인도 화이트 와인과 같이 주석산염이 생길 수 있다그러나 화이트 와인보다는 훨씬 적게 생긴다적포도는 대부분의 경우 백포도보다 더운 지방에서 재배되기 때문이다따라서 포도가 잘 익으므로 당도는 더 높고 산도는 더 낮다따라서 주석산이 화이트보다 적으므로 주석산염이 많이 생길 수가 없게 된다그러나 레드 와인 중에도 북쪽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과 높은 지대에서 재배되는 포도로 만드는 와인은 주석산염이 많이 생기기도 한다.

 

레드 와인의 또 다른 침전물은 안토시안이라는 색소의 침전이다특히 레드 칼라가 짙은 와인의 경우에는 오래 보관해두면 색소가 서서히 침전하여서 와인 병의 바닥에 침전하게 된다색소 침전물은 주석산염과는 좀 다르게 아주 부드러운 흙이나 먼지가 가라앉아 있는 것이 많다따라서 이런 침전은 와인 병이 약간만 흔들려도 쉽게 떠오를 수 있다레드 와인의 색소 침전은 잔에 따를 때에 조심한다고 하더라도 병 속의 와인이 금방 흔들려서 침전이 와인 속에 섞여서 잘 제거되지 않기 때문에 디캔팅을 꼭 해서 서빙을 해야 한다예를 들면 레드 와인 중에서 칼라가 짙은 보르도 고급와인의 경우 대략 7-8 년 정도 지나면 색소가 상당히 침전하므로 디캔팅을 해서 서빙해야 한다디캔팅을 하기 전에 상당 기간 눕혀서 보관하여 색소가 단단하게 침전하도록 해야 하며 와인 병을 옮길 때에는 흔들리지 않도록 누여진 상태로 조심스럽게 옮겨서 디캔팅을 해야 한다.

 

레드 와인의 경우 색소이든 주석산염의 침전이든 침전물이 있는 경우 디켄팅을 해서 미리 침전물을 제거하고 와인을 서빙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이런 침전물이 들어있는 와인은 일부러 마실 필요야 없겠으나 와인 자체는 정상적인 와인이므로 그냥 마셔도 무방하다앞에서 말한 디캔팅은 와인 서빙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다.

 

WRITTEN BY 마주앙 공장장 출신/소믈리에 김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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