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와인의 경험을 간직하기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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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와인의 경험을 간직하기



프랑스의 샤토 마고를 비롯한 5대 샤토, 샤토 페트뤼스, 슈발 블랑, 로마네-콩티, 이탈리아의 사시카이아, 스페인의 베가 시실리아 우니코, 독일의 에곤 뮐러, 미국의 오퍼스 원, 호주의 펜폴즈 그랜지… 와인 애호가라면 누구나 죽기 전에 한번쯤 마셔보고 싶은 각 와인 생산국들을 대표하는 최고의 명품 와인들이다. 세계 어느 곳의 와인박람회나 일반적인 와인 시음 행사에서는 이러한 와인들을 구경조차 하기 힘들다. 국내에서도 연중행사로 열리는 보르도 그랑 크뤼 전문인 시음회에서도 만날 수는 없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비싸고 일반적인 와인 전문가나 애호가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마도 유일한 예외는 와인메이커가 방문했을 때일 것이다. 이러한 와인만을 취급하며 비즈니스하는 회사들도 있지만,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은 와인 애호가들은 이러한 와인들을 자주 마실 뿐만 아니라 수집하기도 하고 재테크의 수단으로 선택하기도 한다. 혼자서 한 병을 사서 마시기가 부담스러워 여러 명이 공동으로 한 병을 구입하여 시음을 해보기도 한다. 한 종류의 와인의 다양한 빈티지를 동시에 비교적으로 시음해보는 보다 행복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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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V(Primum Familaie Vini)의 회원들이 생산하는 와인들 

PFV는 각 와인산지를 대표하면서 가족에 의해서 운영되는 와이너리들의 모임/


명품 와인을 마셔본 것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있어서 큰 자랑거리다. 어떤 와인의 몇 년 빈티지를 마셔보았다는 자랑을 들어본 경험이 자주 있을 것이다. 독일에 거주하지 않지만 스피드를 즐기는 자동차 마니아가 메르체데스 벤츠나 BMW 혹은 포르쉐를 타고 독일의 아우토반을 시속 200km 이상 달려보고는 자랑하는 것과 유사할 것이다. 특별하게 의미 있는 날에 그러한 와인을 마셨다면 그 경험은 더욱 오래 간직될 것이다.

많은 와인 전문가들은 명품 와인을 접한 ‘특별한’ 경험을 시음노트로 간직할 것이다. 예를 들어 헬싱키에서 발행되는 <Fine Wine Magazine>의 발행인이자 편집장인 핀란드의 페카 누이키(Pekka Nuikki)는 명품 와인과 오래된 와인의 전문가인데 그가 샤토 무통 로칠드의 1924년, 1945년부터 최근까지 빈티지의 와인을 마시고 적은 시음기는 독일의 트레 토리(Tre Torri) 출판사에서 발행한 책 <Château Mouton Rothschild Tasting & Art>에 옮겨져 있다.

와인을 즐겨 마시기 시작하면서 와인 라벨을 수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와인 라벨을 수집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진 비교적 생소한 단어인 Vintitulist도 그래서 생겨 났다. 직접 마셔보지 않은 와인이더라도 명품 와인이거나 아티스트가 그린 작품을 라벨로 사용한 와인의 라벨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세계적으로 많이 있다. 필자는 2011년 3월에 독일 와인 라벨 수집가 동호회의 회장인 위르겐 칸트슈테터(Jürgen Cantstetter)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에게서 명품 와인의 라벨에 대한 수집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수집가들 사이의 교류와 라벨 교환 및 판매가 얼마나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들어볼 수가 있었고 그가 수집한 라벨의 상당부분을 직접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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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칸트슈테터가 수집한 와인 라벨은 대부분 앨범에 모아져 있지만 이와 같이 집의 복도에 액자로 걸어놓은 것도 많이 있다. 


와인나라 아울렛 진주점의 정석환 대표는 여러 해에 걸친 연구 끝에 특별한 와인을 마신 후에 빈 병을 보관하여 장식할 수 있는 액자 WIME(Wine Frame을 줄여서 만든 말)을 개발하여 특허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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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ME/


와인에 대한 경험을 남다르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독일의 여류 화가 헬라 놀(Hella Nohl)은 자기가 마셔본 특별한 와인을 사용하여 나무의 나이테 같은 형태로 칼라를 표현한다. 오스트리아의 화가 베른트 호락(Bernd Horak)은 고객의 의뢰가 있을 경우 특별한 와인을 사용하여 추상화를 그려 준다. 대표적인 경우가 1974년 빈티지의 샤토 라피트-로칠드라고 설명하는데 와인으로 그림을 그리는 동안 반드시 그 와인을 마셔 본다고 한다. 두 화가 모두 스스로 맛 본 특별한 와인을 색 재료로 사용하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동기와 표현에 있어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일본의 무사시노 미술대학교를 중퇴했으며 24살 때인 1976년에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라는 소설로 데뷔하고 이 작품이 여러 개의 상을 수상하면서 일약 유명작가의 반열에 오른 무라카미 류는 관능적인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는 최고의 와인과 자기 자신과 인생에 위화감을 갖고 있는 여성의 조화를 다룬 단편집 <와인 한 잔의 진실>을 발표하여 큰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 단편집에서는 오퍼스 원, 샤토 마고, 샤토 디켐 등 최고의 명품 와인 8종이 등장하는데, 명품 와인에 대한 경험을 이보다 더 독특하게 와인 애호가들에게 소개할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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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박찬준 (Chan Ju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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