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디캔팅과 디캔터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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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접하다 보면 디캔팅(Decanting)이란 단어를 많이 보고 듣게 됩니다. 디캔팅이란 와인 병이나 기타 용기에 담긴 와인을 디캔터에 옮겨 담는 것을 말합니다. 디캔터는 주로 유리로 되어있고 와인을 옮겨 마실 때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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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캔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먼저 첫 번째는 와인의 찌꺼기를 거르는 의미의 디캔팅 입니다. 와인을 오래 숙성하여 빈티지가 오래된 와인은 찌꺼기가 생기게 되는데 이 찌꺼기는 숙성 과정에 자연스럽게 생기는 물질로 주로 레드 와인에 많습니다.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와인을 따를 때 이 찌꺼기가 떠다니게 되면 와인의 색이 탁해져서 본래의 색깔을 보기가 어렵고 마실 때도 불편함을 느끼게 됩니다. 때문에 이런 와인은 찌꺼기와 와인이 섞이지 않도록 흔들림 없이 이동시켜서 디캔터에 조심스럽게 옮겨 담는 것입니다. 옮겨 담을 때 병 목을 촛불이나 밝은 빛으로 비춰가면서 하면 찌꺼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습니다. 아! 그리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찌꺼기를 거르는 디캔팅을 할 때는 와인을 모두 따르면 찌꺼기가 따라 들어가기 때문에 약 3cm정도는 남겨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영 빈티지의 와인이라고 하더라도 간혹 찌꺼기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제조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여과를 거칠게 해서 찌꺼기가 남게 하는 경우 입니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간혹 반짝거리는 보석 같은 것이 와인에 가라앉아 있거나 코르크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크리스탈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모래 알처럼 작고 단단한 것이 와인 병 바닥에 깔려있는데 맛을 보면 신맛이 납니다. 이는 와인의 성분 중 주석산이 결정으로 된 것입니다. 주로 화이트 와인을 낮은 온도에서 보관할 때 생기며 디캔팅을 해서 드셔도 되지만 와인의 품질과는 관계가 없기 때문에 안심하고 드셔도 상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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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는 와인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다시 말하면 와인을 공기와 접촉시켜서 향을 피어오르게 하는 의미의 디캔팅이 있습니다. 이런 의미의 디캔팅은 브리딩이라고 합니다. 와인을 디캔터의 바닥에 직접 붓는 것이 아니라 벽을 타고 흘러내리게 하면 와인이 부챗살 모양으로 퍼져서 더욱 빨리 브리딩 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브리딩 작업은 화장을 하는 작업과 유사합니다. 사람이 화장을 하는 이유는 본인의 모습을 더 나은 모습으로 보이게 하기 위함인데 사람은 주로 젊어 보이기 위해서 화장을 하지만 와인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한다는 점이 차이점이겠죠? 브리딩은 화이트 와인에도 향을 피어오르게 하기 위해 할 수 있습니다. 샴페인을 비롯한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도 디캔팅을 하냐는 질문을 간혹 받습니다. 일반적으로 하지는 않지만 할 수도 있습니다. 디캔팅을하면 샴페인의 향과 맛이 풍부해지고 부드러워지는 장점을 얻을 수 있지만 탄산가스가 금방 사라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탄산이 너무 강해서 부드럽게 마시고 싶다면 스파클링 와인도 디캔팅할 수 있으며 간혹 올드 빈티지 샴페인의 경우에는 디캔팅해서 일부러 기포를 다 날려버리고 화이트 와인처럼 즐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때로 "비싼 와인은 무조건 디캔팅 해야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싼 와인이라고 무조건 디캔팅 하는 것이 아니고 가끔 저렴한 와인이라도 디캔팅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디캔팅의 유무는 가격보다는 마시는 사람이 어떤 스타일의 와인을 마시기 원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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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설명 드린 찌꺼기를 거르는 의미의 디캔팅과 브리딩하는 의미의 디캔팅은 사용하는 디캔터의 디자인도 다릅니다. 정확히는 디자인 보다는 크기를 다르게 해야 합니다. 찌꺼기가 있는 올드 빈티지의 와인은 산소와의 접촉을 최소화 시키면서 디캔팅해야 합니다. 올드 빈티지 와인은 힘이 떨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크기가 큰 디캔터 보다는 작고 와인과의 접촉면이 적은 모양의 디캔터를 사용해야 좋습니다. 목이 좁고 짧은 디캔터가 좋으며 이런 디캔터는 산소를 차단하기 위해 뚜껑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브리딩이 필요한 와인의 경우는 최대한 산소와 접촉 할 수 있는 큰 디캔터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이즈가 크고 목이 넓고 긴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와인이 산소와 더욱 많이 접촉할 수 있도록 높은 위치에서 가늘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마치 신의 물방울에서 나오는 그 것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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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도와 상관없이 좋은 디캔터의 조건을 꼽아 보자면 첫 째 투명해야 하며 둘 째 곡선을 이루는 디캔터가 좋은데 이는 디캔팅할 때 디캔터에서 와인이 넓게 퍼지게 하면 빠른 브리딩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따르기에 편리해야 하는데 아무리 예쁜 디캔터라도 서비스하기 불편하면 효율성이 떨어집니다. 만약 디캔터가 없는 경우라면 볼이 넓고 투명한 어떤 용기라도 훌륭한 디캔터 대용이 될 수 있습니다. 유리 꽃 병이나 피처라면 더욱 좋습니다. 다만 쇠로된 재질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런 소재는 화학반응으로 인해서 자칫 와인의 맛을 변질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캔터는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사용한 디캔터는 되도록 빨리 따뜻한 물에 두 세번 행궈주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만약 찌든 때가 있다면 부드러운 세척솔을 이용하면 되고 세척이 끝난 디캔터는 잘 건조해야지 물 때가 끼지 않기 때문에 거꾸로 세워서 말린다음 깨끗한 린넨으로 닦아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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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오형우(Dean 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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