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4(발효 2)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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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4(발효 2)

지난 회에서 발효의 메커니즘을 간단히 설명했다. 와인은 포도 속에 있는 단맛인 포도당, 과당을 효모가 먹고 와인을 만든다. 
정확히 말하면 효모 속에 있는 효소가 포도당을 여러 중간 단계를 거쳐서 에틸알코올을 만들어준다는 와인 발효의 개론을 설명했다.



사실 와인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효모이다. 효모는 참 희한한 미생물이다. 포도 껍질에 묻어 온 효모는 야생 효모라고 하며 와인 발효할 때에는 야생 효모를 사용하지 않고 배양 효모를 사용한다. 자연에 있는 수 많은 종류의 야생 효모 중에서 알코올도 잘 만들고 향도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놈들을 따로 골라서 배양 효모로 사용한다. 물론 과학이 발달하기 전인 옛날에는 모든 와인이 야생 효모로 만들어졌다. 지금도 가끔 포도에 붙어 있는 야생 효모로만 만드는 와인들도 있다. 현재는 효율적인 발효 관리를 위하여서 거의 특선된 배양 효모를 사용하고 있다. 발효의 개론을 조금 이해한다면 이번 회에서는 와인의 발효 방법에 따라 각종 다른 와인이 생산되는 것을 설명하고자 한다. 발효하는 방법을 조금씩만 다르게 하면 전혀 다른 와인이 생산된다. 발효 방법에 따라서 어떻게 각종 와인이 생산되는 지를 알아보도록 하자.

1. 화이트 와인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 방법은 모든 와인 양조의 기초가 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다. 우선 화이트 와인은 양조용 백포도로 만든다. 많은 분들이 화이트 와인을 청포도로 만든다고 알고 있는데 포도에서 청포도는 없다. 청색이란 하늘이나 바다와 같은 색깔을 말하는데 이런 색깔의 포도는 없다. 또 포도에서 백포도도 없다. 여러분께서도 아시다시피 횐 색의 포도는 없지 않습니까? 
포도는 어릴 때에는 녹색이다. 그러던 것이 숙성될 수록 녹색이 약해져서 나중에는 옅은 녹색과 베이지색으로 변하며 속의 씨가 보일 정도로 투명하게 된다. 이렇게 흰색은 아니지만 이것을 백포도라고 불러오고 있다. 포도주에서도 마찬가지로 백포도주도 없다. 백포도주(white wine)는 황금색이다. 와인에 따라서는 이 황금색이 짙기도 하고 옅기도 하다. 황금색깔의 와인을 적포도주와 대비해서 우리가 백포도주라고 불러오고 있는 것이다.

아시다시피 화이트 와인은 상큼한 맛이 있어야 좋으므로 신맛이 많은 포도로 만들게 되는 데 신맛이 많은 포도는 주로 선선하거나 추운 지방에서 생산된다. 위도 상으로 북쪽에 있는 나라들이나 남쪽의 나라들 중에서는 산악 지방 등 표고가 높은 곳에서 많이 생산된다. 이 양조용 백포도들은 대부분 추운 기후에 잘 견디는 품종들로써 잘 익어도 포도의 산도가 높다. 또 잘 익는다 하더라도 레드 품종보다 당도가 조금 낮다. 포도는 어릴 때에는 산도가 높다가 익을수록 산도가 낮아지고 당도는 올라간다. 화이트 와인에서는 산도가 중요하므로 일부 더운 지방에서 재배되는 백 포도는 당도가 최고로 높아져서 잘 익었을 때에 포도를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덜 익더라도 산도가 상당히 있을 때에 수확을 하기도 한다.

화이트 와인은 레드 와인과 달리 쓴맛과 칼라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므로 포도를 파쇄하고 압착하여 껍질과 씨는 제거하고 주스만 가지고 발효를 한다. 발효는 온도를 섭씨 15도 정도로 낮게 발효해서 와인의 향이 좋아지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still 와인은 발효할 때에 당도가 거의 남지 않도록 다 발효를 한다. 그러나 100 % 완전히 발효하여 남은 당분이 0 이 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발효 기간은 일정하지 않지만 대체로 약 2주일이면 끝나고 발효 끝난 와인은 young wine 으로 포도의 미세한 고형물과 효모 때문에 막걸리같이 뿌옇다. 이런 와인을 겨울 내내 앙금분리, 여과 등의 과정을 거치면 드디어 맑은 화이트 와인이 된다. 



2. 레드 와인
우선 레드 와인은 양조용 적포도로 만든다. 양조용 포도는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과일로 먹는 포도들보다 크기가 작다. 양조용 적포도는 특히 크기가 작다. 포도 알의 크기가 작다는 것은 와인 만드는 데에 아주 중요하다. 왜냐하면 포도 알이 작을수록 주스의 비중이 적고 대신에 껍질과 씨의 비중이 커지기 때문이다. 레드 와인은 칼라가 중요한데 이 칼라는 무슨 식용 색소를 넣는 것이 아니고 이 붉은 색은 포도에서 나와야 한다. 적포도의 칼라는 껍질에서 나온다. 물론 어떤 품종은 과육도 적색인 것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의 양조용 적포도는 칼라가 껍질에서 나온다. 또 레드 와인은 쓴맛도 중요하다. 레드 와인의 쓴맛은 껍질과 씨에서 나온다. 또 포도의 향들도 대부분이 껍질에 있다. 따라서 껍질과 씨의 비중이 커야 레드 와인의 칼라, 향과 맛이 좋아진다. 그래서 양조용 적포도들은 포도 알이 다 작다. 여러분들도 빈티지가 좋았던 해는 와인의 품질이 좋아서 좋은 와인이 생산된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작황이 좋았던 해에 생산된 포도는 특히 적포도 알의 크기가 작다.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은 이유로 그 해의 와인은 칼라는 더욱 짙고 향이 더 좋고 맛도 더 좋은 와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여간 잘 익은 포도를 수확해서 공장에 가지고 와서 발효를 하게 되는데 만약 화이트 와인과 같이 파쇄해서 압착하여 껍질과 씨는 버리고 주스만 가지고 발효한다면 칼라와 쓴맛이 없는 레드 와인이 되고 말 것이다. 그래서 레드 와인은 발효할 때에 껍질과 씨를 버리지 않고 같이 발효를 한다. 적포도를 공장에 운반하면 우선 파쇄를 한다. 그 다음에 압착을 하지 않고 바로 그 상태 즉 파쇄된 포도 알, 즉 껍질과 씨와 주스(과육)이 다 같이 있는 상태에서 발효를 한다. 발효 탱크에 파쇄된 포도 알을 넣으면 포도 씨는 바닥에 갈아 앉고 껍질은 위로 뜨게 된다. 이 상태에서 효모를 넣으면 발효가 시작하는데 문제는 포도의 껍질이 주스 속에 푹 담겨 있으면 칼라가 많이 우러나오겠으나 껍질이 위로 떠 있으니 칼라가 우러 나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옛날에는 사람들이 막대기로 껍질을 눌러주기도 했는데 효과적이지 못했다. 껍질을 적셔주는 방법으로 지금은 중간에 있는 주스를 펌프로 뽑아내어서 껍질 위에 스프레이를 해주고 있다. 이렇게 하면 주스가 포도 껍질을 적셔서 칼라를 우려내며 내려간다. 발효가 진행됨에 따라서 알코올이 생성되고 이 알코올이 용매 작용을 해서 칼라를 더 많이 우러나게 한다. 발효가 진행되어 알코올이 더 많이 생성되면 칼라가 더 잘 추출된다. 하루에 몇 차례씩 이렇게 주스를 스프레이 해주면서 발효를 한다.

알코올 발효가 끝난 후에도 이렇게 약 4주간 동안 스프레이 하는 것을 계속해주는데 이것을 마세라숑(maceration)이라고 한다. 이러한 마세라숑을 통하여서 와인의 칼라는 붉은 색이 점점 더 진해진다. 그런데 이렇게 마세라숑을 하는 과정에서 껍질과 씨에 있는 타닌 성분이 같이 우러나와 와인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 타닌 성분은 와인에 쓴맛을 주는 성분이다. 그래서 마세라숑을 통해서 와인의 칼라도 좋아지기도 하지만 쓴맛이 많아지게 되어서 레드 와인은 칼라가 붉고 쓴맛이 많다. 화이트 와인과는 다르게 발효하여 레드 와인은 칼라도 다르고 맛도 다르게 된다. 원하는 정도의 칼라가 되면 그때에 껍질과 씨를 제거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레드 와인도 여러분이 마시는 와인 같은 모양이 아니라 막걸리 같이 뿌연 레드 와인이다. 겨울 내내 앙금분리 등의 처리를 하면 점점 맑은 와인이 된다.
  


3. 샴페인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는 지금은 거의 대부분 샴페인을 만들고 있으나 옛날에는 이 지방에서도 와인을 만들었다. 해마다 와인을 만들어 왔는데 어떤 해에는 발효를 하였는데 그 해 따라 추위가 빨리 와서 활동하던 효모들이 갑자기 추워진 날씨 때문에 온도 쇼크를 먹고 기절하여서 발효가 중단이 되었다. 옛날에는 발효가 진행 중인지 혹은 완전히 끝났는지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발효하다가 탄산가스 발생이 중단되고 온도가 내려가면 발효가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와인은 발효가 끝나지 않고 당분이 많이 남아있었다. 어떻게 보면 양조 관리를 잘 못 한 불량품 와인이다. 이런 와인을 발효가 다 끝난 줄 알고 와인을 병에 담아서 지하실에 차곡차곡 보관하였다. 봄철이 되어서 와인 저장실 온도가 오르게 되니 와인 병 속에 온도 쇼크로 기절해있던 효모들이 서서히 깨어나서 기지개를 펴고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효모가 발효를 시작하니 탄산가스가 발생되었고 병 속의 탄산가스 압력이 증가하다가 압력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한 마개가 튀어나가거나 병이 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시기에 이런 현상은 아주 골치 아픈 일이었다. 왜냐하면 코르크 마개가 튀어나가면 속의 와인도 쏟아져 나오고 이 와인이 아래에 쌓아둔 와인 병의 외부를 적시고 여기에 곰팡이가 덮여서 큰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가끔은 이 쏟아진 와인이 아래 쌓여놓은 와인 병의 주둥이 쪽으로 흘러가서 코르크를 외부에서부터 서서히 썩게 만들어서 골치 아픈 일이 발생을 하였다. 병의 외부를 씻어주는 등의 작업은 골치 아픈 일이었으나 병 속에 남아있는 와인을 맛보니 쌉쌀한 것이 상당히 맛은 괜찮았다. 이렇게 해서 샴페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지금 샴페인을 만드는 방법은 일단 정상 와인 발효를 마친 와인을 병에 담는다. 그 후에 다시 설탕과 효모를 병에 첨가하고 마개를 막아두면 병 속에 들어간 효모가 보니 먹음직한 설탕이 있는지라 이것을 먹고 알코올을 생산하고 또 탄산가스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발효를 시작하게 된다. 이것을 2차 발효 또는 재발효라고 한다. 이 탄산가스가 병 마개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하지 못 하고 병 속에 갇혀있게 되고 와인 속에 녹아 들어가서 포화하게 되어서 샴페인이 된다.



4. 포트 와인(Port Wine)
식후주로 많이 사용되는 알코올 강화와인 중의 하나로 포트 와인이 있다. 포르투갈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다. 알코올이 18도 – 20도 정도로 높고 단맛이 있는 와인이다. 중세에 신대륙을 발견하던 해양국들의 뱃사람들이 많이 마시던 와인이다. 이 포트 와인도 발효 방법이 다른 와인이다. 알코올 발효를 하다가 알코올이 6-8도 정도가 되면 여기에다가 포도주를 증류한 알코올 도수가 높은 주정을 첨가한다. 이렇게 되면 첨가된 알코올 때문에 효모가 죽게 되고 발효가 중단된다. 이와 같이 발효가 중단되어서 포도 주스가 상당히 남아있는 와인이 되는데 이 와인을 오크 통에 담아서 종류에 따라서 적당 기간 숙성시켜서 만든다.
       

            
5. 쉐리(Sherry)
포트 와인과 같이 쉐리도 식후주로 많이 사용되고 있는 와인이다. 이 쉐리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강화 와인으로 이것도 다른 방법으로 발효를 한다. 이 쉐리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보면 일단 알코올 발효를 마친다. 이 와인을 오크 통에 넣고 방치하면 헤레스 지방의 프로라 라는 효모가 다시 발효를 해서 일반 와인과는 다른 와인을 만들게 된다. 이 와인에 와인을 증류한 주정을 첨가해서 알코올 도수를 15도 – 20도 정도로 높여서 오크통에서 숙성시켜서 만든다.



6. 뱅 두 나투렐(Vin Doux Naturel)
프랑스 남부의 루시용 지방에서 생산되는 와인으로 독특한 와인이다. 이 와인도 좀 다른 방법으로 만든 와인이다. 즉 발효중인 와인에 주정을 첨가해서 발효를 중단시킨 와인으로 과일 향과 맛이 많은 와인으로 알코올이 15도 이상인 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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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마주앙 공장장 출신 / 소믈리에 김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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