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1(포도)

2021.05.03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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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간단히 이해하기 1(포도) 


많은 사람들이 와인을 알고 싶어한다. 그런데 알고는 싶은 데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를 모른다. 아마 여러분들도 와인을 알고 싶은데 무엇을 또 무엇부터 알아야 도움이 되는지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40년 이상을 와인 업계에서 공부하고 일하면서 와인을 알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알게 된 것은 내가 와인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여러분뿐만 아니라 세계의 어떤 와인 전문가도 와인을 다 알 수는 없다. 와인을 다 알아야 하겠다는 부담을 내려놓기 바란다. 여러분들이 와인에 대해서 모르는 것은 크게 보면 와인 법, 와인 맛보는 법, 와인과 요리, 와인 테이블 매너 등일 것이다. 사실 이 정도만 알아도 사회 생활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와인을 잘 모르는 분들, 와인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분들은 앞으로 몇 회 연재할 와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으면 와인의 줄거리를 아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포도
와인을 이야기하려면 자연히 포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왜냐하면 와인은 포도로 시작되고, 좋은 와인은 좋은 포도로 만들고, 와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포도이기 때문이다. 나쁜 포도로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없고, 좋은 포도로는 잘해야 좋은 와인이 되고 잘못하면 좋은 포도로 나쁜 와인을 만들게 된다. 포도의 역사는 아주 오래되었으나 빙하기를 거치면서 추위에 약한 것은 다 얼어 죽어버리고 일부 온화한 지역에서 추위에 잘 견디는 품종만이 살아남게 되었으며 이 포도들이 지금 지구상에 있는 포도의 조상들인데 대체로 중동, 유럽, 미국 등에 자생하고 있다. 옛날에 포도는 산이나 들에 자생하는 말하자면 야생 포도들이 있었다. 인류의 조상들이 이런 포도의 송이들을 따다가 과일을 먹듯이 먹었었다. 나중에는 산과 들에 있던 포도 나무를 집 주위에 심어서 포도를 생산하여 산이나 들에 가서 포도 송이를 따오던 수고를 덜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포도 주스를 만들어 마시게 되었고, 포도 주스는 즉시 발효해서 와인이 되므로 자연스럽게 와인을 만들어 마시게 되었다. 



양조용 포도
옛날에 사람들이 포도를 먹어보니 어떤 포도는 먹기에는 달콤하게 좋으나 와인을 만들었을 때 와인 맛은 별로인 것이 있었고, 어떤 포도는 먹기에는 별로인데 와인을 만들었을 때 희한하게도 맛은 기가 막히게 좋은 포도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경험적으로 먹기에 좋은 포도는 생과일용으로 사용하고, 와인을 만들었을 때에 맛이 기가 막히게 좋은 포도는 와인을 만들어서 마시게 되었다. 세월이 지나면서 수많은 포도 품종이 서서히 양조용과 생과일용으로 구분되었다. 대체로 양조용 포도는 포도의 알맹이가 작고 껍질이 두껍고 또 향이 우아하다. 지구상에서 양조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포도 품종은 약 350종이다.

나라별로 이런 양조용 포도가 자생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도 품종은 별로 많지 않다. 세계적인 와인을 만드는 유명한 양조용 포도라는 것은 와인의 문화가 많이 발달했고 소비가 많았던 유럽에서 자생하던 품종들이다. 유럽 중에서도 와인의 역사는 이태리가 더 오래되었고 그 당시 와인도 많이 마시면서 와인 문화가 번성하였으나 로마가 멸망한 후 중세 이후에는 포도 재배와 와인의 양조 기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와인의 문화가 생활화되었던 프랑스 와인이 유럽에서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되었다. 그래서 현재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 품종은 거의가 프랑스 포도 품종들이다. 참고로 프랑스 포도 품종 중에서 레드 품종으로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와 화이트 품종으로 샤르도네를 기억하기 바란다. 하나 더 추가 하면 독일의 화이트 품종인 리슬링이다. 이들 레드 3 품종과 화이트 2 품종 이외에도 유명한 품종이 많다. 그러나 세계에서 최고급 와인이라는 것들은 대부분이 이들 품종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므로 이 5개 품종은 기본으로 꼭 기억하기 바란다.



포도의 재배
포도는 기후가 온화한 곳에서 잘 재배된다. 특히 좀 선선한 북쪽 지방에서 생산된 화이트 와인은 신맛이 많아서 상큼한 맛이 있고, 더운 남쪽 지방에서 많이 생산되는 레드 와인은 잘 숙성되었기 때문에 색깔이 진하고 향이 강하고 쓴 맛이 많다. 그래서 유럽 북쪽의 추운 나라인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등 지역에서는 좋은 화이트 와인이 생산되고, 남쪽인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에서는 좋은 레드 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또 포도의 품종에 따라서는 레드 품종이라도 더 선선한 기후를 좋아하는 품종이 있는 등 다양한 기후에서 재배된다.

포도는 봄철 3-4월에 싹이 나고 대략 6월에 꽃이 피고 결실을 한다. 봄철에 싹이 나오는 시기에 늦추위가 오면 포도 싹이 얼게 되고 그런 해는 좋은 빈티지가 되지 못한다. 봄철에는 비도 적당히 와야 포도가 잎이 나고, 줄기가 뻗고, 꽃이 피게 된다. 
그래서 포도 꽃이 피는 시기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아야 하고, 꽃이 피고 수정이 되면 그때부터 포도 알이 점점 커지게 되고 포도의 당도도 올라간다. 포도는 꽃이 핀 후 약 60일이 지나면 포도의 색깔이 변하는 변색기가 되고 이때부터 당도도 급격하게 올라가서 포도가 숙성하게 된다. 만약 이 숙성기에 비가 많이 오면 뿌리에서 물을 자꾸 뽑아 올리기 때문에 당도가 올라가기 어려워서 단맛이 적은 포도가 생산된다. 유럽이나 주요 와인 산지들에서는 이 기간 동안 비가 거의 오지 않기 때문에 포도의 당도가 아주 높고 또 건조하여 병충해도 별로 없어서 좋은 포도가 생산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간 동안에 비도 많이 오고 가끔 태풍도 오기 때문에 포도 재배에 썩 좋은 기후라고 할 수는 없다. 포도가 변색하기 시작하고서 약 40일이면 포도를 수확할 수 있게 된다. 수확 시기는 일반적으로 가능하면 늦게 해서 포도가 익도록 한 후에 수확을 한다.



포도의 숙성
포도는 숙성함에 따라서 물리적으로는 최대에 이르렀던 포도 알의 크기가 약간 줄어들고 또 딴딴하던 것이 액화하여 말랑말랑하게 된다. 적 포도는 녹색에서 붉은색으로 변했다가 검은 색으로 변하고, 백 포도는 녹색에서 점점 녹색이 약해지면서 약간 노란 베이지 색으로 변하면서 상당히 투명하게 된다. 화학적으로는 포도의 당도는 점점 증가하고 산도는 점점 감소하여 잘 익은 포도는 단맛은 많고 신맛은 적다. 포도는 일반적으로 당도를 최대한 높게 해서 수확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지역과 와인의 등급에 따라서는 꼭 당도가 최대가 될 때까지 못 기다리고 수확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면 아주 더운 지방에서는 포도의 당도가 올라가는 것보다 산도가 너무 빨리 떨어져서 산도가 너무 낮아지므로 이런 지역에서는 포도의 당도가 아주 높아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산도가 어느 정도 있을 때에 수확을 해야 하고 이런 곳에서 생산된 와인은 중저가의 와인이 된다. 잘 익은 포도는 당도가 높은 것을 말하나 좋은 포도는 당도도 높고 산도도 상당히 높은 포도를 말한다.

또 좋은 포도는 포도 알의 수분이 증발하여 크기가 작아지고 껍질의 비중이 커진다. 그래서 와인의 칼라도 좋아지고 또 향기 성분이 주로 껍질에 있기 때문에 와인의 향이 더 좋아진다. 또 토양이 좋아야 와인이 다양한 성분을 가지게 되고 이 외에도 포도밭의 위치, 방향, 경사도, 주변 환경 등의 자연 환경에 따라서 지역적인 특징이 있는 포도가 생산이 되어 좋은 와인이 된다. 좋은 포도는 단지 비만 적게 온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모든 자연 환경 즉 떼루아가 좋아야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고 특히 이런 포도원에서 일기가 좋은 해에 생산된 와인이 좋은 빈티지의 고급 와인이 된다.
  


포도의 수확
포도는 원하는 숙성이 되었을 때에 수확을 하게 되는데 수확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손으로 수확하는 방법>
포도가 숙성이 되면 사람들이 일일이 잘 익은 포도를 골라서 딴다. 덜 익은 포도 송이가 있으면 두었다가 며칠 뒤에 더 익으면 그때 따서 잘 익은 포도만을 골라서 조심스럽게 수확하는 방법이다. 고급 와인은 모두 이 방법으로 포도를 수확한다.

<기계 수확>
포도는 모두 손으로 수확을 하고 싶지만 포도 밭이 수십 혹은 수백만 평으로 큰 경우에는 일일이 사람 손으로 수확을 할 수가 없다. 포도는 품종 별로 익을 때에는 동시에 익으므로 한꺼번에 수확을 해야 하나 그 넓은 포도원에 사람을 동원하여 포도를 수확하려면 수천, 수만 명이 필요하다. 포도원은 주로 농촌에 있어서 인근에 주민들도 별로 없는데 무슨 수로 그 많은 인원을 동원할 수 있겠는가? 불가능하다. 대단위 포도밭에서는 기계로 수확을 할 수 밖에 없다. 수확은 자동차 2대로 이루어지며 한대는 포도 나무를 고무 막대기로 두들겨 패서 포도 송이가 떨이지게 하고 이 떨어지는 송이를 받아서 옆에 따라 오는 짐 싣는 트럭에 컨베이어로 옮겨서 수확을 한다. 이 기계로 수확하는 방법은 많은 양의 포도를 수확할 수 있으나 포도 나무를 두들겨 패다 보니 포도 송이가 잘 익은 놈도 떨어지지만 덜 익은 놈도 떨어지고 포도 잎도 또 포도 줄기도 같이 떨어지므로 손으로 수확하듯이 잘 익은 포도만 골라서 수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이 방법으로 수확한 포도로는 중저가 와인을 만드는 데에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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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앙 공장장 출신 / 소믈리에 김준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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